20080706

분류없음 | 2008/07/06 15:02 | JIYO
1. 겨우 2박 3일짜리, 그것도 가까운 남이섬으로의 가벼운 여행이었는데도 다녀오니 왠지 기분이 다르다. 오히려 열흘짜리 베이징 여행보다 더 낯선 느낌이라고 할까. 돌아와서 늦게까지 일상으로의 복귀를 시도(라고 해 봤자, 돌리다 말고 간 게임 'Ranch rush' 일반판 클리어하고, 메일들 정리하고, 다니던 웹사이트들 순찰하는 정도인데 게임 덕인지 날을 샜다. -_-)하고 새벽에야 짐 정리를 한 다음 씻고 자려고 이불을 들추는데 정말 어디 먼 데를 다녀온 기분이 들었다.

도시가 아닌 숲으로 이루어진 섬이라 그런 걸까. 작은 방갈로에 머물면서 다른 세계에 있는 듯하구나 생각하긴 했다. 어두워진 숲은 아름답기 이전에 무섭다. 게다가 난 여행 동안 《씨네21》의 '호러물' 관련 글을 읽었단 말이지. ㅠ.ㅠ

그래서 그런 걸까. 이 모든 게 생각의 힘일까. 잘 잤다고 생각했는데도 돌아올 때의 얼굴은 피곤해 보였고, 새벽에 잠이 들었음에도 집에서 일어난 낮의 얼굴은 원래의 모습이었으며, 귀걸이로 덧나 진물까지 나던 양쪽 귓볼의 붓기와 아픔도 가라앉아 있었다. 어, 그러니까 인간으로 돌아왔다는 말. -_- 아니 근데 대체 뭘 했는데. 내가 모터보트를 타길 했나, 자전거를 굴리길 했나. 뒹굴거리며 잡지 읽고 커피 내려 마시고, 산책한 게 전부란 거지.

정말 공포의 힘?

2. 여행지에서 잡지를 읽느라 막상 여행을 위해 집었던 《윤리21》은 많이 읽지 못했다. 그럼에도 바로 얼마 전에 마친 책인 《불교가 좋다》의 나카자와 신이치한테 데이긴 데였는지 상당히 상큼하다. 아니 뭐 완전히 이해하면서 본다고 말하면 뻥. 가라타니를 완정한 책으로 읽는 게 처음인데 이런 석학을 내가 무슨 주제에;;; (그렇게 말하면 나카자와 신이치는 뭐냐;)

가라타니 고진은 한때 정말 일본뿐 아니라 우리나라(혹은 다른 나라도 그랬으려나?)까지 깜짝 놀라게 했던 고베의 살인 사건을 출발점으로 삼는다. 범인인 아이의 부모가 죽기 직전까지 '사회'에 사과하는 이 행위가 과연 옳은 것인가.

마저 읽은 뒤에 독후감을 쓰겠지만, 칸트의 '절대자유'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인간의 자유와 행위, 사회와의 관계가 사건에 대한 설명 뒤로 계속 이어진다. 이 논의의 끝에는 다시 고베 살인 사건(왠지 《고령가 소년 살인 사건》을 생각나게 하는군.)과 연합적군파의 사건에 관한 설명이 있을 테다.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날 놀라게 한 점은 다른 곳에 있다. 그의 언어는 간명하다. 번역문이고 잘 모르는 말들(번역된 말이 그렇기도 하고, 철학 용어에 내가 익숙지 않아서도 그렇고)이 많지만, 그는 놀라울 정도로 입장이 분명하다. 나카자와 신이치의 의미 없는 수사에 질린 내게는 정말 냉수와도 같은 느낌을 주었다(가라타니 고진을 읽으면서 더욱 실감했다; 그래서 지금 더 이렇게 가라타니 고진의 글에 놀라는지도.).

오만하다고 정도로, 그는 자기가 보기에 다른 학자들이 잘못 본 학문의 길을 거침없이 지적한다. 아니 한나 아렌트나 하버마스가 그리 만만한 학자인가. 그럼에도 그는 그들이 칸트를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딱 잘라 말한다. 그는 자기가 아는 것을 안다고 말한다. 그리고 자기가 알고 있는 칸트를 분명하게 말한다. 가라타니 고진의 책이 처음이라 지금으로선 뭐라 단언할 수 없지만, 이건 쉬운 일이 아니다.

길지 않은 글(장의 글이 길지 않다.) 속에서 딱딱 정연하게 할 말하고 마무리짓는 글이 놀랍다.

3. 텍스트큐브 홈에 '스킨 편집'에 대한 글올라왔다. 스킨에 대한 텍큐의 생각은 블로그 좀 해 본 사람이라면 다들 짐작했을 것 같다. 그것밖에는 이유가 없으니까. 그럼 베타테스트를 조금 더 미뤘어야 하지 않나 싶다.

내 기억이 맞다면 블로거닷컴도 위젯 비슷한 스킨 꾸미기 시스템이 있다. 오랜만에 들어갔더니 그리 내부가 바뀌었던 기억이 (가물가물하게) 있다. 뭐 구글의 개인화 홈페이지를 생각하면 어려운 일은 아니었겠지. 이미 한 번 한 일인데. 여튼 나름대로 꽤 훌륭했던 것 같다.

다수의 사용자를 생각하면 방향은 옳을 수 있겠다. 윈도도 엑스피와 비스타까지 오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편해졌냐. 무거워지고 다른 면에서 불편해지는 건 통과. 모든 사람이 컴퓨터와 인터넷의 체계에 정통해야 하는 건 아니다.

어쩌면 텍큐는 아주 긴 길을 생각하면서 테스터들과 함께 천천히 또박또박 밟아 가며,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을 해 가며 '제대로' 만들고 싶어 하는지도 모르겠다.

또한 여러 가지 길 중 하나일 테고.

뭔가 조금 바쁜 마음

분류없음 | 2008/06/30 00:33 | JIYO
이틀 동안 《불교가 좋다》의 부분을 옮겨 적었다. 마지막 장은 거의 치면서 읽다시피 했다. 그리고 그 마지막 장이 이 책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논리가 그쯤되면 좀 무섭다. 독후감을 쓰고 싶은데 할 말이 너무 많아서 우석훈 선생의 블로그 글처럼 될까 걱정된다(내용 아니고 맥락. 내가 우석훈 선생 반 정도라도 되는 내용을 쓸 수 있을 리가 없잖냐.).

오늘 마지막 장의 뒷부분을 타이핑하려는데 정말정말 하기 싫더라. 읽으면서도 당황스러웠지만 치면서 다시 읽자니 기운이 다 빠졌다. 대동아제국이 눈앞에 그려지는 듯했다. 결국 모두 타이핑을 하고 타이핑을 하지 않은 뒷부분을 마저 읽고 나서 한숨을 쉬었다. 나의 한숨은 그들이 말하는 만다라의 대일여래가 쉬는 한숨과 다르지만.

엊그제 《악마의 공놀이 노래》를 끝낼 때는 《행위예술》이나 《화장실에 관하여》를 다음 순서로 골라야지 했는데 수요일부터 잠깐 가는 여행에 가져가기에는 좀 두툼한 듯해서, 얇은 《윤리21》 골랐다. 가라타니 고진을 책으로 읽기는 아마 처음인 듯. 토막글만 읽은 같다. 판권을 보니 2001년 책이고, 그가 책을 낸 시기는 2000년. 대충 10년 전 책이다. 아 이런 걸 이제 읽는구나 하며 한탄을 하다 문득, 100년 전 책은 뭐 다 읽고 그러는 거냐 싶어 피식 웃음이 난다. 칸트와 마르크스라.

내년쯤에는 친구와 길출판사에서 나온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읽고 '책 읽고 수다 떨기'를 할까 생각 중이다. 크게 대단한 것도 아니고, 나 스스로 일천한 지식이라 뭐 별것은 없지만 책을 읽고 누군가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다시 되짚는 일은 제법 즐거운 일이라 기대된다. 물론 저번 책인 《서양 신화》도 서양사에 대한 무지로 인해 어려웠다.

책 읽는 리듬을 많이 잃어서 책을 쥐는 일조차 쉽지 않다. 읽어야지 욕심 내는 책은 지천인데 실천은 계속 비척거린다. 그렇다고 일상을 다 버리고 책을 읽어도 된다고 한들 내가 그럴 인간도 아니고. 아마 오늘처럼 오랜 시간 날리며 지뢰찾기나 하고 있겠지. 그래도 '그래도'라고 생각한다.

소설책을 보면 소설이 읽고 싶고, 역사책을 보면 역사가 읽고 싶고, 이론서를 보면 이론이 읽고 싶다. 그리고 다음 일 들어가기 전에 많이 읽고 싶다고 안타까워한다. 당장 어제부터 들어갔어야 했건만. 하지만 역시 게임을 보면 게임을 하고 싶고, 쇼핑몰 가면 쇼핑이 하고 싶은 것도 사실. 사실은 오늘 꽤 긴 시간을 들여 펀샵에서 놀다 하나 질렀다.

바쁘구나. 몸도 마음도.

덧:
아앗, 저장하고 블로그 첫 화면으로 돌아갔더니 링크 색깔이 주황색이다!!! 이럴 수가. 이런 배색이라니! 정말 취향과 심히 다릅니다. 스킨 좀 어떻게 해 주세요. OTL

시험하는 글

분류없음 | 2008/06/28 14:50 | JIYO
임동혁, 《골트베르크 변주곡》





요즘 듣고 있는 임동혁의 《골트베르크 변주곡》의 두 번째 트랙.
비공개 시험판이니 아직은 저작권 문제 없겠지...;;;
이 블로그와 텍큐 블로그가 혹시라도 정식으로 열리면 글을 지우거나 비공개로 돌려야 할지 모르겠다.

감상은 지금의 티스토리 쪽으로 쓰게 될지 몰라서,
하나로 여기저기 우려먹는 걸 좋아하지 않으니 일단은 통과.

일단 블로그를 어떻게 쓸지 정하는 일이 먼저인데, 떠오르지 않아. -_-;
텍큐 블로그가 개인 간의 소통을 중심으로 한다면 여기를 자료실로 쓸 수는 없고, 티스토리 글을 이리로 옮겨 오는 것이 나로선 가장 올바른 선택이 된다. 개인 미디어로서의 블로그란 내게 의미가 없으니까.
그러나 무엇이건 쓰기 나름이지. 티스토리 들어갈 때 그런 생각하고 갔냐고요;
그러니 티스토리에서 버티든 이곳을 자료실로 쓰든 마찬가지란 이야기.

무엇보다 티스토리와 텍스트큐브의 변별점이 명확하게 와닿지 않는다.
개인 미디어로서의 블로그라는 티스토리에서 사실 그것을 보여 주는 부분은 다음 블로거 뉴스던가 하는 플러그인 쓰는 것뿐인 듯해서. 그 밖에 어떤 부분이 개인 미디어로서의 블로그라는 거지? 무개념하게 나 혼자 마음대로 노는 블로그로 썼더니 이리 무식하다;;;

그럼 텍큐 블로그는 독립적이지만 텍큐 블로그 내부의 공동체 형태는 강화된다는 건가? 저 '관심 블로그'라든가 개인 프로필의 노출이 그것을 가리키는 걸까? 역시 무지;
뭐 그거 정확하게 알려면 관심을 가지고 이후의 모습들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그러려면 우선 내가 글을 써 올리고 그게 돌아가는 과정을 봐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잖아. 원점 복귀;;;

둥지 튼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새 티스토리 집을 버리고 이리로 올 만한 가치가 이 녀석에게 있는가. 액면가 보고 돈 거는 기분이야. 흑.

덧:
1. 이미지를 올리고 '대체 텍스트'에 글을 쓸 때 겹꺾쇠(《》) 안에 들어가는 글자는 띄어쓰기를 하면 뒷부분이 날아간다. 처음에 '임동혁, 《골트베르크 변주곡》'이라고 썼는데, '변주곡' 부분이 사라져서 다시 쳤지만 역시 사라졌고, 글자 수 제한이 있나 해서 '임동혁'을 지웠지만 역시 뒤의 '변주곡'은 실종. 그러므로 띄어쓰기 이후의 글자가 사라진다고 볼 수 있을 듯.
2. 역시 이미지 올리기 부분의 '자막'에서 글자를 다 치고 커서가 글자 아래에 있는 상태에서 '이미지 갤러리' 등의 탭을 누르면 그 커서가 있던 단어(글자가 아님)가 사라진다. 몇 번 다시 쳤다. 흑.
3. 음악 무한 반복 안 하고 한 번만 나오게 하는 법은? 'HTML 편집'을 봐도 나오는 듯?
* 이 모든 것들은 불여우 환경에서 벌어진 일이심.